의성에서의 2박3일 프로그램 중 마지막 일정이다.
역시 아침에 재문이와 가벼운 산책을 하고 아침을 먹었다.
의성군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에 의거 "고운사"라는 사찰을 견학하고, "의성군 재래시장"을 돌아보며 점심까지 해결한 후 헤어지는 반나절의 일정이었다.
고운사에 도착하니 해설사 한 분이 우리를 안내해 주셨다.
고운사는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조계종 소속 사찰이다. 창건 당시에는 "높이 뜬 구름"이라는 의미의 고운사(高雲寺)였으나 신라말 불교와 유교, 도교에 모두 통달하여 신선이 되었다고 하는 최치원이 이곳에서 오랜기간 머물었기에, 그의 호인 고운(孤雲)을 따라 절의 이름이 개칭되었다고 한다.
위의 고운사 안내도를 보면 사찰의 입구부터 대웅전까지 일직선인 일반적 사찰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대웅전이 중심선에서 우측으로 벗어난 자리에, 그것도 틀어진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최초 디자인한 사찰의 모습에서 후대에 많은 증.개축 또는 철거 등이 반복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최치원은 그 이유를 알려나~~
사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좌측으로 조그마한 "T자형" 건물이 있다. 이름은 "고불전". 오래된 부처님을 모셨다는 얘긴데...
안을 보니 부조(양각이라 하나?) 형태의 불상이 있는데, 얼굴의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는 상태였다. 해설사님 말씀으로는 이 부처님의 코를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많은 여인들이 불상의 얼굴을 만져서 그럴 것이라 했다. 혹자는 이 불상의 코(혹은 얼굴) 부분을 쪼아 그 돌가루를 먹었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바라는 간절함만큼 모두 이루어졌기를...
고불전을 모신 "T자형"건물의 좌측에는 아래와 같은 비석이 놓여져 있다. 해설사님의 설명이 잘 기억나지 않아 네이버에 검색한 결과 "현령 이용준의 영세불망비"라고 한다.
현령이라는 직책이 얼마나 높은 것이었을까? 비석의 내용을 보면 마치 그가 백성들에게 너무도 어진 정치를 해서 백성들이 그 뜻을 높이 기리고자 만든 비석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리 잘 살지 못하던 시기에 이렇게 구리를 녹여 비석을 만들 정도(돌이 아닌 재료로 만든, 전국에 몇 안되는 비석이라고 함)였다면, 혹시나 백성들에게 공납을 강제하면서 이런 비석을 만들게 했다면 오히려 아주 나쁜 사람이 아닐까? 조선 철종시대 이용준이라는 현령의 개인사는 관심없지만 이런 류의 비석이 가지는 의미가 과연 좋기만 한 것인지 의구심이 드는건 왜일까?
조금 더 대웅전을 향해 걸으니 최치원이 만들었다고 하는 "가운루"와 "우화루"라고 하는 건물이 나왔다. 우화루 벽면에 "호랑이 벽화"가 있는데, 보는 사람의 눈을 따라 호랑이의 눈이 계속 따라온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영~~
누군가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도 그 눈동자가 계속 보는 사람을 따라간다고 했는데...모두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싶다.
고운사는 등운산 속에 위치한 사찰인데, 등운산 정상은 멀리서 보면 아래 사진과 같이 둥그런 돔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조경을 목적으로 나무들을 정리한 것이 아님에도 이런 모습이 나오는 것이 내겐 훨씬 흥미로운 볼거리였다. 가을하늘의 높은 구름과 너무도 어울리는 절경 아닌가?? 고운사는 역시 고운사(高雲寺)가 맞나보다.
사찰 내부를 좀 더 둘러 보았다.
아래 사진은 조선 중기에 재건된 "극락전"이다. 아미타부처님과 관세음, 대세지 보살님을 모시고 있는 법당으로 현재의 대웅보전이 신축되기 전까지 고운사의 큰 법당 역할을 하던 전각이었다고 한다.
극락전을 지나 대웅보전쪽으로 향하면 좌측에 "만세문"이라는 건물이 있고, 그 내부에는 "연수전"이라는 건물이 하나 더 보인다.
해설사의 설명에 의하면, 조선시대에는 정2품 이상의 문관이 70세 이상이 되면 이곳 만세문 내부에 특별한 공간을 만들어 우대하였다고 하는데, 요즘으로 말하면 실버타운이나 요양원같은 개념이 아니었을까 싶다. 특히 연수전은 최초에는 조선 영조가 내린 어첩을 봉안하던 건물이었으며, 조선 고종때 새로 지어진 건물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 좀 더 궁금해 검색해보니 아래와 같은 글이 있었다. 연수전의 보물 지정은 이미 완료된 듯 하나, 세부적인 설명이 있어 여기 링크를 남긴다.
https://tk.newdaily.co.kr/site/data/html/2020/06/25/2020062500070.html
의성군 고운사 연수전, 보물 지정 예고
의성군(군수 김주수)은 “지난 18일 제6차 건축문화재분과위원회의에서 경상북도 유형문화 제470호인 의성 고운사 연수전을 보물로 승격 지정 가결됐다”고 밝혔다.경상북도 의성군 단촌면에 위
tk.newdaily.co.kr
만세문과 연수전을 지나 계속 가다보면 사찰내 좌측 끝부분에 지장보살을 모신 "명부전(冥府殿)"이라는 건물을 발견하게 된다.
명부전은 사후에 인간이 심판받는 장소를 형상화 한 곳으로, 사람이 죽어 저승에 가면 염라대왕이 고운사 명부전에 다녀왔는지를 묻는다고 할 정도로 고운사의 지장보살을 모신 명부전은 매우 중요하고 유명한 곳이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건물이 개보수 중이어서 옛 사진을 찾아보니 아래 사진처럼 생겼다.
"약사전"은 대웅보전의 좌측에 위치한 건물이다. 이 곳에는 고운사 불상 중 가장 오래된, 도선국사가 조성한 석조여래좌상(보물 제246호)이 있다.
"대웅보전"은 석가모니불과 문수보살, 보현보살을 모시고 있는 가장 큰 법당이다. 그러나 신라때 모습으로 유지되지는 못한채 재건되어서 마치 고운사가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사찰처럼 느껴지는 아쉬움이 있었다.
해설사의 풍부한 설명을 들으며 고운사 견학을 마치니 어느덧 점심식사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식사 장소는 의성의 전통시장.
마침 5일장이 열리는 날이어서 프로그램에 반영하였다고 한다. 세심하게 준비해 준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함을 느낀다.
의성에는 정말 오래된 대장간이 있다고 해서 방문해 보았다. 나이많으신 노인 한 분이 계셨는데 얼핏 봐도 이곳의 주인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명성만큼 손님은 많지 않아 안타까웠다. 호미가 있길래 가격을 여쭤보니 한개당 만원이라 하셨다. 주변에 농사를 짓는 사람이 있다면 하나 사가고 싶었는데...그냥 구경만 하고 말았다.
많은 사람들이 의성의 한지마늘을 거래하고 있었는데, 우리 팀원들도 그 중 한 곳에서 마늘을 구입하였다.(아래 사진의 가게에서 많이들 구입했는데, 택배비 5천원 별도, 서비스 마인드는 별로 좋지 않아서 나는 구매하지 않았다ㅠ)
1접(약 6.5kg)에 3만원짜리, 6.5만원짜리가 있었는데, 쿠팡에서 비슷한 상품들을 검색해보니 4kg에 6.3만원, 6kg에 9만원 등이 있었다. 역시 현지 시장이 싸구나~~
옆 가게에서는 홍고추도 팔고 있었는데 1근(600g)당 13,000~15,000원. 쿠팡에서는 영양건고추가 3kg당 12만원이었으니 역시나 저렴해 보였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동대구로 가는 무궁화호를 타기 위해 "의성역"에 도착했다.
그런데, 함께 했던 동료 중 한 분이 평택 안중쪽에 사는 분이 있었고, 그 분이 차로 함께 가자고 하여 우리는 고맙게도 기존 열차표를 모두 환불하고 그분과 함께 승용차로 복귀하였다.
의성에서의 2박3일!
여러가지로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여행(?)이었다.
다음 주에 경남 합천에서 또 2박3일의 프로그램이 있기에 재문이와 나는 합천 프로그램에도 함께 할 것을 약속하며 각자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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